[동문탐방-3] 디엠플랜 공도경 현장소장님을 만나다.

우선 후배들에게 인사말씀(자기소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5년도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한 10학번 공도경입니다.
힘든 시기에 부족하지만 이렇게나마 후배님들과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선배님은 실내건축 시공분야에서 일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담당하시는 업무는 어떤것인가요?

제가 현재 담당하고 있는 일은 현장 소장입니다.

현장 소장은 공사가 시작되면 시공 발주처 킥오프 미팅부터 디자인 디테일 협의 및
공정관리, 자재발주, 공사품질관리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을 핸들링하는 책임 관리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졸업 이후 지금의 시공분야 전문가가 되시기까지 선배님의 이력을 듣고 싶습니다.

졸업 이후 첫 회사는 병원을 전문적으로 디자인하고 시공하던 회사였습니다.
처음이라 그저 모든 일이 신기했고 호기심이 가득했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메모하고, 사진을 남겨가며 누구보다 많이, 꼼꼼하게 배워야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열심히 일을 배웠습니다.

병원 공사를 2년 정도 했을 무렵,
리테일 공사에 관심을 갖게 되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쪽으로 시공하는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 착오도 많았고, 현장이 시작될 때 부담감도 엄청 났습니다.
매번 전보다 나은 현장으로 마감하자는 생각으로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 하다보니
경험이 쌓이면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기사, 과장의 직책을 거쳐 지금의 현장소장에 자리에 왔습니다.

 

보람있었던? 또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현장 소장으로 처음 맡았던 롯데면세점 부산본점 증축 리뉴얼 공사(2018)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소장 임무의 첫 현장이기에 엄청난 애정과 노력을 쏟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처음 소장이 되면 본인의 역량과 성향으로 현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그동안 쌓아왔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제가 계획했던 것대로, 계획 하는대로 흘러가는 상황이 즐거웠던 기억이 큽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면세점 곳곳, 모든 부분이 다 기억날 만큼 인상 깊고 즐거웠던 현장이었던 것 같네요.

지금 하시는 업무 중 애로사항은 무엇이 있나요?

큰 애로 사항은 없습니다.

가끔 힘든 순간이 오기는 합니다. 스스로 답답한 시간일 수도 있고,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달리면, 사실 그 어떤 상황도 애로사항이 굳이 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현장관리 업무는 여자들이 하기 어렵다는 관념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가요?

모든 일들이 쉽지 않지만, 그 ‘쉽지 않음’이 남과 여 차이로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일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관리자의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여자라서 ‘힘들다, 어렵다’는 상황에 주어진 어려움에 대한 도피처에 불과 하지 않을까요!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있거나 하지는 않나요? 실제 느낀 차별같은 것이 있나요?

저는 기사부터 지금까지 큰 차별은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동료 직원 중 남성 직원들은 물론 저보다 나이 많은 직원이 있어도 그들이 남성이기 전에 동료 직원이었기 때문에 항상 함께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차별이라는 것은 비교 대상의 유무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동료와 경쟁하기보단 자신과 경쟁해서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저는 저를 차별 할 수 있는 대상이 ‘굳이’ 없었습니다.

필드에서 보이고 느끼는 차별들은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이라는 것을 눈에 보이게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아요. 자주 보지 못한 생소함에 신뢰보단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죠.

하지만 본인이 충분히 준비한 실력과 그 현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그 의구심은 충분히 신뢰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실력과 확신을 만들고 키울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

 

선배님과 같은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학창생활에서 준비해두어야 할 것이나, 준비해두면 좋은 것들이 있을까요?

간혹 디자인(설계) 분야와 시공분야는 다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시공과 디자인(설계)은 작업하는 필드가 다를 뿐 본질은 같기 때문에 시공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디자인이나 설계에 대한 관심을 줄이거나,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시공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것 보단 학창시절 양방향(설계와 시공)을 경험할 수 있을 때 충분한 관심과 공부를 통해 본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다방면으로 충분히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창 생활은 실무와는 다르게 본인의 역량을 테스트하고 파악하기에 정말 좋은 기회이자 시간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부하고 인턴생활도 하고, 현장실습도 해보면서 마음껏 본인의 역량을 펼쳐보는 것이 앞으로 어떤 실무가 주어지든 후배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장 쪽에 활동하고 있는 여성 시공전문가가 많은 편인가요?

저도 직접 본 건 두 번 정도 같은데, 요즘 여성 시공전문가들이 필드에 많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직 조금 생소한 그림으로 비추어지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 생소한 그림에서 고객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키면 만족도는 배가 되는 것 같아요.

 

현장소장까지 올라가려면 몇 년 정도 실무를 해야 하나요?

작은 현장부터 큰 현장까지 현장은 매우 다양하지만 본인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몇 년 정도 실무를 해야 현장소장이 될 수 있다.’에 대한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동등한 실력의 위치에 A와 B가 섰을 때 그들은 나이도 경력도 모두 다를테니까요.

본인의 현재 목표가 ‘현장소장’이라면 ‘N년 안에 현장소장이 되겠다.’라고 목표를 잡고 달려가세요! 그럼 그 목표가 현실이 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

 

선배님의 학창생활은 어땠나요? 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저는 처음 제품디자인학과로 입학하여 실내디자인학과로 전과를 했습니다.
제품과 실내디자인은 프로젝트를 다루는 스케일이 달라서 주변에서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내디자인을 배우고 싶다는 의지와 욕심이 컸던 저라 열심히 배우고 재미있게 배웠고 지금 역시, 재미있게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너무 많아서 이 페이지가 끝이 안날 것 같은데요,
특히 저는 졸업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졸업 작품 후 제 감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졸업 작품전을 한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작업했던, 거의 영혼을 갈아 넣었던 것 같은데, 끝이 나도 아쉬움이 크고 지금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졸작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긴 합니다.
(교수님들께서 가끔 날씨 엄청 좋은 날 수업 들어가면 과제하기 딱 좋은 날이라고 말씀하셨던 것들이 이젠 이해가 됩..)

 

인제대 실내건축학과에서 공부한 내용과 현재 하시는 업무의 공통점과 다르다고 느끼는 점이 있나요?

학과 교육과정과 실무업무는 본질은 같지만 학과 교육은 전문적인 실무를 하기 전 워밍업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문성을 겸비해야 하는 수년간의 실무를 4년의 시간동안 집약해서 모두 배우기는 힘들지만 전반적인 실무 내용을 워밍업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4년간 교수님들께 배운 수업과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 미래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포부는 나의 사업 아닐까요.

하지만 빠른 사업 보다는 지금 보다 더 크고 좋은, 많이 배울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경험을 쌓고, 향후 5년은 현장스케일을 더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제대학교에서의 시간들과 교수님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있을 수 없었던 것처럼 지금의 이 시간들과 현장이 주는 가르침 속에서 저는 더 성장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늘 배우는 나날들인 저는 지금도 멋진 프로젝트로 현업에 계신 선배님들을 쫓아 저 역시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멋진 선배로 다시 후배님들과 인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모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오지 않을 가장 예쁘고 자유로운 학창시절을
열정적으로 보내시길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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